당신이 아직 모르는 단 한가지......

이명박 전 대통령께

추석 잘 지내셨는지요?
당신이 페이스북에 남기신 추석 인사 저도 잘 봤습니다.
여전히 테니스도 치시고 사람들도 활발히 만나시는 것 보니 아직 당신이 건강하신 것 같아 다행이다 싶습니다. 그동안 당신이 해 왔던 일들을 이제 조금씩 정리 하셔야 할 시간이니까요.

늘 당신을 생각할 때면 떠오르는 일이 있습니다.
당신이 대통령이 되고 난 뒤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일입니다.
민생 탐방을 하겠다고 동네 슈펴마켓에 들어 가셔서 장사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가게 주인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그냥 툭 끊으시더군요.
처음 보는 가게 주인에게 “장사가 왜” 하고 반말로 묻는 당신의 모습도 꽤 놀라웠지만, 당신이 수행원에게 “야! 이것 좀 사 먹어라.야 이 뻥튀기” 하고 외치던 모습도 놀라웠습니다.
누군가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평소 그가 가진 생각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마련인데, 이제 막 대통령이 된 당신이 보통의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은 솔직히 적잖이 우려가 되었습니다. 당신이 대통령 임기 기간 내내 하셨던 “나도 해 봐서 아는데…” 라는 독특한 말과 함께 그 날의 모습은 두고 두고 잊혀지지 않았지요. 

사실 생각해 보면 당신이 대통령이 된 것 자체가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힘든 어린 시절을 딛고 대기업 임원이 되고, 서울 시장과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 “신화”를 이야기 하는 게 아닙니다.
현대 건설 퇴임 후 당신이 처음 정계에 진출했을 때 일 말입니다.
1996년 제 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신이 당선된 후 선거기획을 담당했던 당신의 한 측근이 선거비용을 거짓 신고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폭로 합니다만 당신의 측근들은 그를 해외로 도피 시키지요.
이 후 형법상 범인 은닉 혐의와 법정 선거 비용 지출에 대해 유죄 선고를 받은 당신은 국회의원 피선거권을 박탈 당했지만 1년 후 광복절 특사로 사면되고, 피선거권이 회복된 것을 계기로 2002년 서울 특별 시장으로 출마 합니다.
정상적인 사회라면, 이 정도 치명상을 입은 정치인이 다시 정치를 하는 일은 불가능 했겠지만, 불행히도 한국 사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당시 당신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상대 후보측으로 부터 당신이 과거에 저지른 많은 비리가 드러났지만, ”청계천 복원 사업”과 같은 토목 건축 공약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고, 당신은 과반이 넘는 지지를 받으며 서울 특별 시장에 당선 됩니다.그리고 올바른 철학과 뚜렷한 소신을 지니지 못한 많은 정치인들이 그렇듯, 당신 역시 "토목 사업”으로 정치적 입지를 다지지요.
그 뒤 당신은 서울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청계천 복원 사업”을 내세워 서울 시장이 되었던 당신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언뜻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정책을 내걸고 이번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 됩니다.

자원 외교,4대강...당신이 재임 기간 동안 국밥 말아 먹듯 말아 먹은 나랏돈들을 보면, 당신은 정말 잘 알고 계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강하지 못한, 비정상의 사회에서 빠른 시간 안에 많은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직업이 “정치인” 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저 같은 보통 사람은 감을 잡기도 힘든 엄청난 규모더군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고, 돈과 성공에 집착해 온갖 악랄한 밥벙으로 부를 축적했다는 록펠러와 카네기도 당신보다 수가 높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빠르게 상승하는 혈압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뒷목을 부여 잡았을 거라는 짐작이 듭니다만, 당신의 가족과 측근들 주머니로 들어 갔을,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나랏돈은 천천히 다시 회수를 한다 해도...4대강 사업은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가...저는 그 생각만 하면 그냥 털석 주저 앉고 싶어 집니다.
최소한…강에 손 대는 일만은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다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다 해도 심하게 상처 입은 강은 우리에게 원래의 모습으로 쉽게 와 주지 않을 겁니다.
당신의 비자금이 하나씩 밝혀지고, 4대강 사업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 지면 그 때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될 겁니다. 당신이 가져간 게 그냥 돈 만이 아니었다는 것을요.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
마지막 강이 더렵혀진 후에야
마지막 남은 물고기가 잡힌 후에야
그대들은 깨닫게 되리라.
돈을 먹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을”

오래 전 북미 인디언 추장이 했다는 이 말은, 정말 그가 한 말이 맞는 지의 진위 여부를 떠나, 제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들려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1과 0,두 가지 숫자로 사물을 바라 보는 컴푸터 처럼 돈이 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 두 가지 잣대로만 세상을 보아온 당신이 저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까 조금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만, 저도 해 봐서 아는데, 당장 말의 뜻이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곱씹어 되새겨 보면 언젠가 이해되는 날이 있을 겁니다.
기무사에서 테니스를 치시는 틈틈이 저 말을 한 번 생각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돈과 돈이 아닌 것의 이분법으로 써 내려져간 당신의 척박한 삶이, 사람들에게 혐오스럽다고 여겨지는 특정 동물에 비유 되어지는 당신의 “격” 이 제대로 된 “인간” 으로의 궤도 속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아,그리고…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에 의하면 당신이 측근들을 불러 대책회의를 하신다고 하는데, 저는 당신이 그러시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제가 아는 한 당신은 다른 건 몰라도 돈 계산과 넉넉한 배포 만틈은 누구 못지 않으셨던 분입니다.
7년 전 수해를 당한 서울 신월동 지하 주택을 방문해 당신이 사람들에게 하셨던 말씀을 듣고 저 뿐 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큰 배포에 놀랐던 걸로 기억 합니다.
그 때 당신이 하셨던 말씀을 이제 당신에게 돌려 드리고 싶습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먹어요. 기왕에 이렇게 된 거니까. 편안하게… 어떻게든 살아야지”

그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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