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들여다 보며 전한 이야기, 그의 마음 속을 거닐다
가을 끝 따듯한 축제, 성 마틴의 날
지난 금요일은 성 마틴의 날이었다.
카톨릭 주교였다는 그가 엄동설한에 거의 알몸으로 길에 있던 한 걸인을 보고 자기의 망토를 잘라 주었는데, 다음 날 그리스도가 그 잘라진 망토를 입고 꿈에 나타났다는 얘기가 전해 진다.
해마다 11월 초면 성 마틴을 기념하는 축제가 독일 전역에서 열리는데,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종이로 등을 만들고, 저녁에 마을 성당 앞에 모여 이 등을 들고 거리를 행진한다. 한 바퀴 마을을 도는 행진이 끝나면 다시 성당 앞에 모여 아이들은 달달한 맛의 브레첼 (Brezel : 숫자 8 자 모양으로 생긴 이 빵은 원래 좀 딱딱하고 짭짤한 맛이 나는 빵인데, 이 날은 특별히 몰랑몰랑한 반죽에 설탕을 잔뜩 뿌려 만든 걸 먹는다) 을 먹고, 어른들은 계피 가루와 각종 향신료를 넣고 따듯하게 덥힌 글뤼바인 (Glühwein) 을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