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왜,누구의 지시로 종교인들에게 세금을 걷지 않았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확실한 건 대한민국 정부가 출범한 이래 종교인들에게 과세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종교인 과세법에 관한 한겨레 신문 기사 중 한 구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종교인도 똑같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줄기 차게 해 왔습니다만,당신도 아시다 시피,이런 이야기들은 한국에서 오랫 동안 받아 들여 지지 않았습니다.
듣도 보도 못한 아줌마가 갑자기 당신께 편지를 보내서 조금 놀라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독일에 십년째 살고 있는 평범한 한국 아줌마 입니다.
남편의 유학 문제로 이 곳에 왔고, 남편이 공부가 끝난 후 이 곳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계속 머무르게 되었습니다.이제 열 두 살이 된 아들을 키우면서요...
먼저, 최순실 게이트 국정 조사 특위 위원장을 맡아 활동하시던 당신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소셜 미디어 활동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십여 년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85년생.2004년,그러니까 10대 후반이었던 그녀는 자신의 홈피에 프랑스 파리 샹제리제 거리에 있는 루이비통 건물 사진을 올려 놓고 옆에다 이런 글을 덧붙입니다.
"...정말 또 느낀다.우리나라가 젤 구리다...ㅠㅠ
프랑스에 있는 루이비통 건물이랜다....정말...너무 멋있지 않나?
우리 나라는 성냥갑 거꾸로 세워 놓은 것 같은 그런 것만 지어 놓고.모 그리 할 말이 많은 지...정말 공부 열씨미 해서 이런데 좀 투자하자.아무 생각이 없는 세상 같다."
대한민국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소녀 였다면 그냥 "철딱서니 없기는...쯧쯧..." 하는 정도의 지청구 한 마디로 끝낼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이 소녀는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처음 알게 된 건 한 동영상을 통해서 였습니다.
동영상 속의 당신은 빨간색 자켓을 입고, 빨간 리본을 손목에 두르고 이렇게 외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부끄럽습니까, 저는 보수인 게 자랑스럽습니다...여러분을 지켜야 하고, 대한민국을 지켜야 하고, 지금 구치소 안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도 지켜야 합니다....
여자는 가만히 앉아 있거나, 여자는 조용히 앉아 이쁜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저 신발 벗고 뛸 것입니다.구두 안 신습니다. 머리 필요 없습니다. 화장 필요 없습니다"
신고 있던 하이힐을 벗어 던지며 힘껏 외치는 당신의 모습은 제게 몹시도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얼마 전 미국으로 떠나셨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 서운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왕 떠나실 거 미국이 아니라 독일로 오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비행기표만 끊어서 오시면 저희 집에 며칠 머무르시게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집에서 5분 정도 걸어 가면 제 아들이 다녔던 초등학교가 나오는데, 거기서 며칠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시면 아마 대표님께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